세계 최정상급(級) 전차가 우리 손으로 개발됐다. 북한은 물론 미국·유럽·러시아 등 선진국 최신형 주력전차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고, 날아오는 대전차(對戰車) 미사일도 비켜가게 할 수 있다. 헬기를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다.

 

무기개발의 총본산인 국방과학연구소(ADD)는 2일 경남 창원 시험장에서 노무현(盧武鉉) 대통령과 군 수뇌부,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전차(XK-2·일명 흑표) 시제품 출고식을 가졌다. ADD 전차체계부장 김의환 박사는 이날 “흑표는 선진국 전차들과 비교해 성능은 우수한 반면 값은 싸 수출 경쟁력도 있다”고 말했다. 차기 전차는 일부 부품을 제외한 90% 이상의 구성품 등을 로템을 비롯한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과 함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했기 때문이다.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 K-1 및 K-1A1 전차는 그동안 순(純)국산으로 알려졌지만, 실제로는 미국기술 등에 의존해 수출에 제약이 있었다.

 

▶ 차기 전차 XK2, 베일을 벗다

‘흑표’는 공격력과 방어력, 기동성 등에서 현재 한국군 최신형인 K-1A1과 차원을 달리한다. 미국의 M1A2 SEP, 프랑스의 르클레르(Leclerc), 독일의 레오파드2A6, 영국의 챌린저2, 러시아의 T-90, 중국의 개량형 Type-98, 일본의 90식 전차 등과 비슷하거나 우수하다고 ADD측은 밝혔다.

미사일 및 레이저 경고장치와 유도교란 통제장치, 복합연막탄 발사장치 등을 갖춰 국내 전차로선 처음으로 날아오는 적의 대전차(對戰車) 미사일을 교란해 빗나가게 할 수 있다. 오는 2011년까지는 대전차 미사일은 물론 RPG-7 대전차 로켓을 쏘아 맞춰 파괴하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. 이라크전에서 미군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는 RPG-7은 북한군도 보유 중이다.

‘흑표’는 특히 기존 K-1A1 전차의 포보다 1.3m 가량 더 긴 주포(主砲)를 장착하고 최신형 전차 포탄으로 무장, 북한의 최신형 ‘폭풍호’ ‘천마호’ 전차는 물론 미·일·중·러·유럽의 어떤 전차도 관통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.

탄약도 자동으로 장전돼 승무원이 종전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. 또 다목적 대전차 고(高)폭탄(HEAT-MP)으로 공중에서 전차를 위협하는 공격용 헬기를 직접 쏘아 맞출 수도 있다. 미국의 M1A2, 프랑스의 르클레르 전차 등은 헬기와 교전할 능력이 없다.

이 밖에 4.1m 깊이의 강이나 하천을 건널 수 있어 도하(渡河)능력도 미국이나 프랑스 신형전차에 비해 뛰어나다. 울퉁불퉁한 구릉지에서도 시속 50km 이상의 고속(최고속도 시속 70㎞)으로 달릴 수 있고 전차 자세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어, 산악지형에서 사용하는 데 유리하다. 대당 83억원. 2011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.